MD 앤아룬델 첫 교사지침서 발표
하지만 실제적으로 ‘동해병기’ 교육을 교실에서 실시하라는 교사 지침서를 처음 만든 곳은 메릴랜드 하워드 카운티가 아니라 앤 아룬델 카운티였다. 하워드 카운티가 행정 절차로 머뭇거리는 사이에 먼저 선수를 친 셈이 됐다. 동해병기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만드는 시발점이요 물꼬를 튼 것이었다.
그 때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묘사하면 이렇다.
하워드 카운티 교육위원회 초등/중등 과정 사회 과목 담담자들을 만나 각종 자료를 보여주며 동해병기의 필요성을 설명했더니 동의하는 눈치였다. 그 전에 이메일로 관련 정보들을 제공하고 전화를 했더니 ‘오라’ 해서 이뤄진 만남이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피터 김 회장은 앤 아룬델, 몽고메리, 프린스 조지스 등 워싱턴 인근의 주민들이 많은 카운티에 동해병기 자료들을 보내고 있었다.
하워드 카운티 교육위 관계자들과의 면담 뒤 첫 교사 지침서가 이메일로 김 회장에게 전달됐다. 초안을 작성했으니 봐달라는 것이었다. 교과서가 개정되기 전이라도 교사들이 수업 중에 반드시 일본해와 함께 동해를 교육하도록 하라는 지시가 골자로 만족스러운 내용이었다.
이 때 김 회장에게 이 지침서를 다른 카운티에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뜻밖에 앤 아룬델 카운티가 먼저 “우리는 벌써 교사지침서를 작성해 각급학교에 내려보냈다”고 연락을 해왔다. 메릴랜드주 지방 정부가 공식 문서로 ‘동해병기’ 교육 의무화를 처음 규정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 뉴스는 미주내 한인 언론은 물론 한국의 라디오, TV, 인터넷 등에 대대적으로 보도될 만큼 시선을 끌었다.
이에 놀란 일본도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앤 아룬델 카운티 정부에 보냈다. 하지만 국제 정치나 외교 논리와는 무관하게 돌아가는 카운티 정부의 입장에서는 일본의 반발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못했다. 앤 아룬델 카운티 관계자들은 시종 “일본은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는 것이었다.
“앤 아룬델 카운티가 먼저 교사지침서를 만들어 발표한 것은 주변 카운티들과의 경쟁 심리도 발동했다고 봅니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몽고메리 카운티, 규모나 비중에서 제2의 카운티로 급부상한 하워드,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등 보다 먼저 생색을 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각 카운티 교육 관계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한국 사람은 교육열이 대단하다’ ‘한인들이 몽고메리나 하워드 카운티에 많이 산다’는 것 등을 알려주면서 한인 유권자들에게 동해병기 이슈는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고 김 회장은 보고 있다.
MD주 카운티 교육 관계자들이 의외로 동해병기 이슈에 열린 태도를 보인 이유는 더 있다. 우선 백악관 홈페이지 서명 캠페인을 통해 10만2,000명의 지지자를 확보했다는 것,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김 회장을 직접 만나주었다는 사실, 김 회장이 카운티 교육관계자들을 만날 때 동해병기에 대한 연방교육부장관의 협조 요청 지시가 있었던 점 등이다.
별 소득이 없었던 것처럼 보였던 백악관과 연방교육부 관계자들과의 만남은 뜻밖에 큰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하워드 카운티도 부랴부랴 교사지침서를 발표했고 이후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도 비슷한 공문을 만들었다. 이제 몽고메리 카운티라는 산만 넘어서면 주 전체 인구의 60-70%가 거주하는 지역의 공립학교에서 동해병기가 가르쳐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 관계자들과의 면담은 계속 미뤄지더니 9월쯤에 만나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이번에도 생각지 않았던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병한 기자·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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